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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루가 많으면 타선이 약할까? 출루 기회와 함께 봐야 하는 이유 만루 기회를 놓치면 경기 결과와 별개로 오래 기억에 남는다. 경기 뒤 잔루 숫자가 크면 ‘찬스를 전부 날렸다’는 평가도 쉽게 나온다. 하지만 잔루가 적다는 사실만으로 공격이 좋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주자를 거의 내보내지 못한 팀도 잔루는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잔루는 공격 실패를 설명하는 단서지만, 기회를 만든 양을 생략하면 다른 경기를 같은 잣대로 비교하게 된다.가상 이닝 두 개를 끝까지 따라가기A팀의 한 이닝을 볼넷, 단타, 삼진, 볼넷, 삼진, 삼진으로 구성하자. 단타 때 1루주자는 2루에 멈췄고 다른 주루나 실책은 없다고 가정한다. A는 세 명을 출루시켰지만 무득점, 잔루 세 명으로 끝난다. B팀은 삼진, 뜬공, 땅볼로 끝난다. B는 무득점, 잔루 0명이다. 두 이닝 모두 점수는 없지만 B가 .. 2026. 10. 12.
평균자책점 2.70의 함정: 10이닝과 100이닝 투수를 같은 눈으로 볼까? 평균자책점이 낮으면 좋은 결과를 냈다는 말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 숫자만으로 다음 등판까지 더 잘 던질 투수를 정하기는 어렵다. 평균자책점에는 자책점뿐 아니라 이닝, 기록 판정, 실점이 쌓이는 순서가 함께 작용한다. 나는 ERA 순위를 볼 때 최소한 이닝과 총실점을 옆에 두고 읽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같은 2.70도 한 이닝의 무게가 다르다계산식은 자책점×9÷투구이닝이다. 실제 선수가 아닌 A는 10이닝 3자책점, B는 100이닝 30자책점이라고 하자. 둘의 ERA는 모두 2.70이다. 이후 각각 1이닝을 더 던져 3자책점을 허용하면 A는 6×9÷11=4.91, B는 33×9÷101=2.94가 된다. 같은 실점 결과가 누적 수치에 미치는 영향은 같지 않다.이 차이를 모르면 적은 이닝을 던진 투수가 하.. 2026. 10. 12.
타율 .300보다 .280 타자를 고를 수 있을까? 출루율과 OPS 직접 비교 타율이 높은 타자와 출루율이 높은 타자 중 누가 더 좋을까? 질문에 바로 선수 한 명을 고르기보다, 두 숫자가 어떤 공격을 놓치고 있는지 먼저 보는 편이 낫다. 이 글에서는 안타·볼넷·장타 구성을 모두 공개한 가상 선수 두 명을 비교한다. 결론은 ‘타율이 낮을수록 좋다’가 아니다. 타율 순서가 공격 지표의 순서와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비교 조건을 먼저 맞추기A와 B는 모두 100타수이며 몸에 맞는 공과 희생플라이는 없다. A는 단타 25개와 2루타 5개로 30안타, 볼넷 5개를 기록했다. B는 단타 15개, 2루타 8개, 홈런 5개로 28안타, 볼넷 15개다. 여기서는 실제 선수, 수비, 주루, 구장 효과, 상대 투수 수준을 대입하지 않는다. 타격 결과를 지표로 바꾸는 과정만 살펴본다.타율은 A가.. 2026. 10. 12.
타율 3할, 30타수와 300타수는 얼마나 다르게 봐야 할까? 전광판에 .300이 표시되면 익숙한 기준을 통과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30타수 9안타와 300타수 90안타는 같은 비율일 뿐, 그 비율을 얼마나 믿고 다음 경기를 예상할지는 다르다. 타율을 볼 때 내가 먼저 확인하는 것은 소수점 아래 숫자보다 그 숫자를 만든 타수다. 좋은 출발을 인정하는 것과 안정적인 실력으로 확정하는 것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같은 3할에서 네 타석 뒤 벌어지는 일가상 선수 A는 30타수 9안타, B는 300타수 90안타다. 둘다 정확히 .300이다. 이후 두 선수가 똑같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고 가정하면 A는 9÷34=.265, B는 90÷304=.296이 된다. A의 타율은 약 3푼 5리, B는 약 4리 내려간다. 같은 하루가 누적 타율에 미치는 크기가 이렇게 다르다.반대로.. 2026. 10. 12.
희생플라이를 치면 타율은 그대로인데 출루율은 왜 내려갈까?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인 희생플라이는 팀에 점수를 보탠 타격이다. 그런데 타율은 변하지 않고 출루율은 내려갈 수 있다. 좋은 플레이를 했는데 숫자가 나빠졌으니 기록이 잘못된 것일까? 나는 이 장면이야말로 한 지표로 타석 전체를 평가하면 안 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본다. 타율과 출루율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기 때문이다.타석과 타수부터 분리해 보자타석은 타자가 공격 기회를 마친 횟수를 세는 큰 틀이고, 타수는 그중 타율 등의 계산에 사용하는 항목이다. 볼넷이나 희생플라이처럼 타석에는 포함되지만 타수에서는 제외되는 결과가 있다. 따라서 타율을 ‘타석당 안타 확률’이라고 설명하면 볼넷 등을 다루는 부분에서 어긋난다. 타율은 안타를 타수로 나눈 값이다.출루율은 안타·볼넷·몸에 맞는 공의 합을 타수·볼넷·몸에.. 2026. 10. 12.
포스아웃과 태그아웃, 베이스를 먼저 밟았는데 왜 세이프일까? 내야수가 공을 잡고 베이스를 먼저 밟았는데 주자가 살아남는다. 반대로 주자 몸에 손을 대지 않았는데도 아웃이 된다. 이 차이를 ‘어느 베이스인가’로 외우면 혼란이 계속된다. 더 정확한 질문은 그 주자가 지금 반드시 다음 베이스로 가야 하는가다. 포스 상태는 주자의 출발 위치뿐 아니라 플레이 순서에 따라 생기고 사라진다.베이스 태그가 통하는 조건타자가 주자가 되면서 기존 주자가 그 베이스를 비워야 하는 상황이 포스플레이의 출발점이다. 주자 1루에서 땅볼이 나오면 타자주자가 1루로 가므로 기존 1루주자는 2루로 밀린다. 수비가 공을 확실히 소유한 상태로 2루를 먼저 태그하면 이 주자를 포스 아웃시킬 수 있다. 주자의 몸에 공을 댈 필요가 없다.반면 주자 2루만 있는 상황에서 타자가 땅볼을 쳤다고 해서 2루주.. 2026. 10. 12.